“여기 경계, 진짜 맞는 거예요?”
부동산 경매를 몇 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상황에 부딪혔을 겁니다.
“도면 상으론 여기까지인데, 실제론 담벼락이 저기까지였네?”
딱 0.3m. 눈으로 보면 그냥 애매한 여유 공간.
그런데 이 작은 오차 하나가, 70%의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스토리가 있습니다.
🧭 사건의 발단: 국토정보플랫폼에서 발견한 어긋난 선
2024년 가을, 경매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이던 A씨는
서울 외곽에 위치한 작은 대지 경매 물건 하나에 관심을 가집니다.
지분 경매였고, 입찰가는 4천만 원 남짓.
한눈에 봐도 애매하고 복잡해 보이는 물건이었죠.
하지만 A씨는 국토지리정보원과 LX공사의 국토정보플랫폼을 병행해 확인하다 이상한 걸 발견합니다.
지적도 상 대지의 경계선
위성지도 상 담벼락의 실제 위치
이 둘이 약 30cm 정도 어긋나 있었던 것입니다.
“이거 뭐지?”
보통은 그냥 눈으로 넘어갈 오차였지만, A씨는 LX 공간정보 오픈 API까지 끌어와 좌표를 정밀 분석합니다.
그리고 확신합니다.
지적도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.
📐 지적도란 무엇인가?
지적도는 땅의 위치와 경계를 도면으로 표시한 공적 장부입니다.
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죠.
LX(한국국토정보공사)에 따르면, 전체 필지의 약 5% 정도는 경계 불일치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.
특히 오래된 지역일수록,
- 경계측량을 최신화하지 않았거나
- 토지 합필/분할 과정에서 좌표 보정이 누락된 경우
- 실제 점유 상태와 지적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
이런 ‘경계 착시’가 존재합니다.
💥 이 오차가 수익을 만든 방식
A씨는 이 정보를 보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갑니다.
그리고 확인합니다.
지적도상 공유지로 보이던 0.3m 폭의 공간이 사실상 사유지로 쓰이고 있었던 것.
그 공간에 이웃 필지의 건물 일부가 걸쳐 있었던 것입니다.
즉, 엄밀히 따지면 건축물 일부가 경계를 침범하고 있었던 경우이죠
A씨는 지분 정리 경매로 그 필지 일부를 낙찰받은 뒤,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을 준비합니다.
📌 공유물분할청구란?
토지를 공동소유한 경우, 한 명의 지분자가 다른 지분자에게 분할 또는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민사소송 절차입니다.
A씨는 이 절차를 활용해
- 자신의 지분과 위치를 명확히 하고
- 경계 불일치를 근거로 “타인의 점유 부분을 현금화”할 수 있는 길을 연 겁니다.
📈 수익률 계산은 이렇게 나왔습니다
구분 | 금액 |
---|---|
낙찰가 | 4,200만 원 |
소송·측량 등 비용 | 800만 원 |
분할 후 매각 금액 | 7,200만 원 |
순익 | 약 2,200만 원 |
수익률 | 약 70.6% |
🔍 이런 물건,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?
A씨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걸까요?
사실 그는 시스템적으로 접근했습니다.
- LX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지적도 레이어 추출
-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서 정사영상 비교
- 좌표 데이터를 Excel로 옮겨 지적선 vs 물리적 경계 분석
- 오차가 발생하는 필지를 따로 추출 → 경매 매물로 확인
이 과정을 자동화하는 Python 스크립트를 만들어, ‘경계 의심 필지 리스트’를 뽑아 관리했다고 합니다.
📌 왜 국가는 이런 오차를 못 막을까?
국토지리정보원과 LX는 끊임없이 지적재조사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.
하지만 전국에 수백만 개의 필지를 일일이 최신화하려면 예산과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.
그래서 여전히 지적도상의 경계와 실제 현장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존재하고,
그 사이의 틈을 “정보 탐색력 있는 투자자”가 활용할 수 있는 거죠.
✅ “지적도 오류 헌터”가 된다는 것
이 글을 보고 “지분 경매는 위험하지 않나?” 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.
맞습니다. 쉽지 않아요.
하지만 지금도 법원 경매 사이트에는,
지분이지만 경계상 ‘쓸모 있는 영역’을 품고 있는 물건이 종종 올라옵니다.
📎 핵심은 두 가지 도구를 함께 쓰는 것입니다.
- LX 국토정보플랫폼의 지적도와 좌표
- 국토지리정보원의 위성 정사영상
이 두 가지를 겹쳐보는 순간,
지도와 현실의 틈이 보이기 시작하고,
그게 곧 수익의 단서가 됩니다.
✨ 마무리하며: 땅은 눈으로만 보지 마세요
지적도는 '국가가 그려준 선'일 뿐, 현실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
경매든, 실거래든, 우리가 사려는 땅이 정말 그 자리에 맞게 있는가를
한 번 더 의심해보세요.
가끔은, 0.3m 차이가 인생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.